너의 손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될 수 있었던 것은 너의 눈이었어. 진실은 그렇게 찢어지더라고.
비명이 질러지다 눈이 빠져버렸다. 울고 가슴치고 결국 나온 게 너에 대한 비명이었다. 발을 휘저으며 눈알을 밟지 않게 더듬더듬 찾다가 ‘絕對’를 봐 버렸다.
사람 말에 지쳐서 듣기 싫은 너는 걸어가 재즈를 틀었다 쓰레기 같은 나는 덕분에 가장 우아한 걸음을 보게 되었다
친구가 눈과 벚꽃이 함께 내리는 풍경을 보고 왔습니다 들떠서 예쁜 그 풍경을 계속 곱씹는 친구가 자랑스러워요 나도 보고 싶어서 머리를 굴리더라도 인도적으로 굴려 보려고 합니다 이게 웃깁니까 그럼에도 왜, 그래서요, 어쩌자는 건지 다시 한 번, 눈과 벚꽃이 함께 내리는 풍경을 보고 온 제 자랑스러운 친구가 있습니다 비웃음 지겨워요 그런데 나는 친구랑 시를 쓸...
빛이 선(線)이 되어 피로한 사이에 비둘기 모이를 주는 것은 금지라고 적혀 있었다 만두집의 증기가 하늘로 향하지만, 새들의 날갯짓으로 증기는 비게 되며 점과 선과 면이 교차한다 힘이 풀린다
결국 되는 건 시였다 들었던 무수한, 했던 무수한 말은 시가 되었다 일상적 담배 연기, 일상적 꽁초가 시였던 것이다 담배를 쥐었던 손을 꽉 잡고 울며 물을 수밖에 없었다 글과 글은 사이에 있지만, 시는 끝에 있다 그것을 잡아 당기다 떨어져 죽은 사람들이 언덕을 이뤄서 도망친다 침묵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시를 가늠해 보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
죄를 많이 지어서 이마를 긋는 상상을 시로 한다 언젠간 죽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꼭지점에 다다르면 손톱을 숨기며 삼각형을 그린다 취해도 친절한 당신은 꽃을 들고 웃고 있는 사진을 거실에 걸어 두었다 당신은 질문과 대답을 하려고 한다 당신은 이미지라고 말하려 했지만 이유가 있어서 말할 수 없었다 편의점 형광등의 명백함 속에도, 사람 팔아도 친절하다 시계를 볼 때 당신은 쓰러져 있었다 곁에는 물이 흐르고 간판이 번쩍인다 안경은 깨졌고 잠긴...
가방이 없어서 손이 시려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다 잃어버렸다
새로 산 신발을 신었는데 헤어지자고 합니다 그의 친구의 눈이 갈 수 없게 하네요 목구멍에 시(詩)가 산대요 빨리 나를 따라와 주세요 바람의 목구멍을 통과하려니까요 목구멍에 낙서가 잔뜩 적혀 있습니다 걸어오는 사서(司書)가 인사를 건넵니다 바람이 붑니다 펄럭펄럭 낙서도 날아갑니다 찬 바람이라서 나도 뭐라 뭐라 적었죠 돌아가는 가는데 또 바람이 붑니다 낙서가 ...
구두는 로퍼 스타일을 제외하고 신발 끈을 묶어서 신어야 한다. 부분적으로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 어퍼(갑피) 속으로 넣은 발은 끈을 묶음으로써 벗겨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발 신기 과정의 마지막은 신발 끈을 묶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나누어져 있는 복수의 개체를 잇는 것은 하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신발 ...
살(Flesh)의 경계를 위반하기 위해 언제나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손톱. 그래서 아마도 손톱은 모든 접촉의 경험을 손보다 먼저, 가장 먼저 하려는 욕심으로 가득 찬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인간의 둘레라는 공간을 만드는 손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 조금 더 큰 지름을 확보하려는 손톱의 욕심은 귀엽게만 느껴진다. 무엇을 위해 지름을 넓히려는지 이유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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